2015년 3월 20일 금요일

김상경과 형사

영화 ‘살인의 추억’(2003)은 배우 김상경에게 ‘형사 전문 배우’라는 이름표를 달아줬다. 그에게 있어 형사는 ‘살인의 추억’이 처음이었다. 김상경은 이후 형사를 가까이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김상경은 형사 전문 배우다. 그만큼 ‘살인의 추억’은 강렬했다.
그로부터 10년 후 영화 ‘몽타주’(2012)를 통해 김상경은 두 번째 형사를 만났다. 무수히 쏟아진 형사를 대부분 거절했던 그는 운명처럼 ‘몽타주’에 끌렸다. ‘살인의 추억’에서 끝끝내 잡지 못했던 범인을 ‘몽타주’에선 잡았다. 10년 전 서태윤(‘살인의 추억’)이 청호(‘몽타주’)가 된 것처럼 묘하게 겹쳤다. “10년 동안 쌓인 체증이 해소되는 기분이 들었다”는 게 당시 그의 소감이다.
그리고 12일 개봉된 ‘살인의뢰’에서 김상경은 세 번째 형사로 돌아왔다. “진짜 (형사를 다시 하는 건) 어려울 것 같다”고 했던 그가 3년 만에 형사로 돌아온 이유는 간단했다. “내가 했던 형사들하고 감정선에서 완전 다른 이야기”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번에는 형사이면서 동시에 피해자다. 범인은 손쉽게 잡았다. 이번엔 동생 수경(윤승아)의 시신을 어떻게든 찾고 싶은 형사, 아니 동생을 잃은 피해자다. 그 감정은 이전과 확실히 달랐다. 그런 점에서 김상경에게 ‘살인의뢰’ 태수는 전혀 다른 형사였다.
Q. ‘살인의 추억’과 ‘몽타주’는 10년 걸렸다. 또 10년 후쯤이나 볼 줄 알았는데 3년밖에 안 걸렸다.
김상경 : 그래서 거의 마지막이 아닐까. ‘살인의뢰’ 제작자가 ‘몽타주’ 제작자인데 재밌는 시나리오가 있다는 거다. 뭐냐고 물었더니 형사라는 거다. 순간 욕할 뻔했다. 10년 만에 두 번 하고 형사 전문이라고 하는데 또 어떻게 (형사를) 하느냐고 했더니 일단 보라는 거다. 그래서 보게 됐는데 내가 했던 형사들하고 감정선에서 완전 다른 이야기였다. 또 스릴러 공식을 따라가지도 않는다. 범인도 다 밝혀놓고, 반전도 없고, 형사가 죽이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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